최종편집 : 2021-05-11 20:17 (화)
'미나리' 윤여정, 韓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운이 좋았다"
'미나리' 윤여정, 韓 최초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운이 좋았다"
  • 김태석 기자
  • 승인 2021.04.26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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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김태석기자] 배우 윤여정(74)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았다.

26일 윤여정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칼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맹크'의 어맨다 사이프리드,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등의 후보를 제치고영화 '미나리' 순자 역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윤여정은 아카데미에서 연기상을 받은 최초의 한국 배우이자 '사요나라'의 우메키 미요시 이후 아시아 여성 배우로는 두 번째로, 64년 만에 아카데미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배우가 되었다. 무엇보다 미국과 영국 아카데미를 석권한 배우는 아시아에서 배우 윤여정이 유일하다.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삭 정(정이삭) 감독이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고 연출한 영화로,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 농장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다뤘다. 여기서 윤여정은 딸 모니카(한예리)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할머니 순자 역할을 맡아 가슴 뭉클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날 '미나리'의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한 세계적인 배우 브래드 피트에게 오스카 트로피를 전달 받은 배우 윤여정은 "브래드 피트, 드디어 우리 만났네요. 털사에서 우리가 촬영할 땐 어디 계셨던 거예요? 만나서 정말 영광이에요"라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어 "아시다시피 저는 한국에서 왔고 제 이름은 윤여정입니다. 유럽인들 대부분은 저를 '여영'이나 또는 '유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하지만 오늘만큼은 여러분 모두를 용서하겠어요"라며 특유의 익살스러운 유머로 시상식장을 밝게 만들었다. 

또한 "저는 지구 반대편에 살아서 오스카 시상식은 TV로 보는 이벤트, TV 프로그램 같았는데 제가 직접 왔다니 믿기지 않는다"라며, "저에게 투표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분들에게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원더풀한 미나리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스티븐 연, 정이삭, 한예리, 노엘 조, 앨런 김, 우리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이삭 감독이 없었다면 저는 오늘 밤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정이삭이 우리의 캡틴이었고 저의 감독이었습니다.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라고 팀 미나리에게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윤여정은 "저는 경쟁을 싫어합니다.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를 이기겠어요? 저는 그녀의 영화를 수없이 많이 봤습니다. 5명 후보가 모두 각자 다른 영화에서의 수상자입니다. 우리는 각자 다른 역을 연기했잖아요. 우리끼리 경쟁할 순 없습니다. 오늘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은 단지 조금 더 운이 좋았을 뿐이죠. 여러분보다 조금 더 운이 좋았네요. 미국식 환대인가요? 한국 배우에 대한 손님맞이가 친절하네요.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위트있는 수상 소감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두 아들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저를 일하게 만든 아이들이요. 사랑하는 아들들아, 이게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결과란다. 그리고 저는 이 상을 저의 첫 번째 감독님, 김기영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아주 천재적인 분이셨고 제 데뷔작을 함께 했습니다. 살아계셨다면 아주 기뻐하셨을 거예요. 정말 진심으로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라며 함께 후보에 선정된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즈,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마리아 바카로바의 축하 속에서 한국의 전설적인 거장 김기영 감독을 자랑스럽게 소개한 것은 물론, 자신의 두 아들들에게 사랑한다는 가슴 뭉클한 소감을 전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진=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공식 홈페이지, 트위터 및 미국 abc LIVE 캡처, 판씨네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