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7 21:15 (토)
'히든어스' 공룡학자 마틴 로클리 교수, '백악기 친구들'과 진주 시내 활보··· 발견된 놀라운 흔적들은?
'히든어스' 공룡학자 마틴 로클리 교수, '백악기 친구들'과 진주 시내 활보··· 발견된 놀라운 흔적들은?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03.10 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KBS '히든어스' 제공
사진=KBS '히든어스' 제공

[비하인드=김미진기자] 30억년에 걸친 드라마를 담은 KBS의 대기획, 5부작 자연사 다큐멘터리 ‘히든 어스-한반도 30억년(이하 히든 어스)’이 3회 ‘공룡의 발걸음으로’를 통해 중생대 한반도에 있었던 사건들을 조명했다. 세계적인 공룡학자 마틴 로클리 콜로라도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석학들이 중생대 시절 한반도를 재구성했다.

로클리 교수는 광주 무등산의 서석대, 입석대 등 주상절리가 가득한 산에서 여정을 시작했다. 화산활동이 남긴 유산인 주상절리를 통해 8천만년 전 무등산 화산 폭발의 모습이 재현됐다. 여수 추도에서는 바닷가에 남은 공룡 발자국을 살피며 84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긴 조각류 보행렬을 따라가 봤다. 그는 “백악기 한반도 남부는 곳곳이 호수로 공룡들에게 살기 좋은 오아시스와 같았다”고 설명했다. 

층층이 쌓인 백악기 시대 공룡들의 삶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은 산과 바다뿐만이 아니었다. 혁신도시 건설에 한창인 경남 진주에서는 도로를 확장하던 중 대량의 화석 발견이 발견됐다. 1억 년의 베일을 벗은 용각류 발자국을 비롯해, 11종 이상의 척추동물 화석들이었다. 김경수 진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는 앞뒤 구분이 가능할 만큼, 방금 찍힌 듯한 개구리 발자국과 사족보행을 했던 익룡의 발자국을 소개했다. 마틴 로클리 교수는 진주 시내에서 ‘백악기 친구들’과 함께 활보하는 이채로운 모습을 연출했다.

또다른 공룡 발자국들이 있는 경남 고성의 상족암에서는 임종덕 국립문화재연구원 박사가 동굴이 완성되기 전에 호숫가였고, 공룡이 지나간 자리에 해식 동굴이 형성된 현장을 탐사했다. 동굴 천장에 찍힌 공룡 발자국은 그 당시에는 바닥이었던 곳으로, 세월의 흐름과 함께 변한 지형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줬다. 공룡들의 ‘디스코장’ 또는 ‘무도회장’이라고 불릴 만큼 밟힌 자국이 너무나 많은 이곳은, 로클리 교수에게 거대한 공룡들 수백 마리가 동시에 댄스 파티를 여는 장관을 상상하게 했다.

화산 폭발로 수많은 섬이 형성된 통영 앞바다에선 7천만년 전 불바다 속에서 폭발해 화산재에 잠긴 나무의 흔적인 ‘규화목’이 발견됐다. 한반도에 살던 공룡들에게 백악기 곳곳에서 일어난 화산 폭발은 최대의 재앙이었다. 그렇게 1억8천만년에 달했던 공룡의 시대는 서서히 종말을 고했다. 

이밖에도 마틴 로클리 교수는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진 청송 주왕산, 응회암으로 만들어진 전남 화순 고인돌 유적지, 전북 고창 선운사 마애불, 전남 화순 운주사 등 다양한 화산암이 탄생시킨 현장을 방문했다. 로클리 교수는 “3천~5천년 전 고대인들은 모두 암석에 대해 특별한 경외심을 가졌다”며 거대한 ‘지질학적 사건’ 위에 고대인들이 남긴 흔적에 대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로클리 교수는 1억년 전 거대한 호숫가였던 진주의 한 혁신도시 아파트 단지 아래지층에 있는 공룡의 피부와 물고기 비늘, 그리고 딱정벌레, 집게벌레, 모기 등 곤충들의 화석을 소개했다. 그는 “은밀히 숨은 진화의 발자취를 통해 숨겨진 ‘히든 어스’를 느낄 수 있었다”며 “지질 다양성은 생물 다양성, 문화 다양성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공룡의 시대를 거쳐 역사의 시간까지 데려다준, 환상적인 여행의 끈은 바로 백악기의 기반암이었다”고 지질부터 인간의 문화까지 연결된 여행의 소감을 전했다. 

우리가 딛고 있는 이 땅이 바로 우리의 기반이었음을 전하는 KBS의 대기획, 5부작 자연사 다큐멘터리 ‘히든 어스-한반도 30억년’은 매주 목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히든 어스’는 17일(목) 4회 ‘화산비 내리는 밤’을 통해 제주의 ‘수성화산’을 조명할 예정이다. 

[사진=KBS '히든어스' 제공]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